카테고리 없음2018. 1. 10. 23:06

3살 이율이 엄마는 이율이가 3일째 기침이 심해져서 걱정이다. 주말이 걸려 월요일 오전에야 진료실을 찾아올 수 있었다.




"아이가 감기 걸렸나 봐요ㅜㅜ이번에는 심해요. 선생님"


올해도 마찬가리고 겨울에 열일하는 나...소아 진료도 많이 본다. 이율이는 쉰목소리에 기침이 심하다...후두염을 시사하는 소견이다.


"기침할 때 컹컹거리나요?"


"네ㅜㅜ 특히 아침하고 밤에 심해요"


미열이 있었지만 다행히 숨이 차 보이진 않고, 탈수 증상도 보이진 않는다. 


"'크룹'이네요."


"네? 크룹이요?"


"(아차 쓸데없이...의학용어를^^;) 후두기관기관지염이요."


"네ㅜㅜ(무슨말이지?)"


정확하게 말하면 이율이 엄마한테 한글로 설명한 진단명도 틀렸다. 한국말로 딱히 번역할만한 진단명이 없다. 외국에서 들어온 개념이니깐...보통 코에 생긴 증은 비염으로 직역할 수 있지만, 이건 특정 해부학적 위치에 따른 진단명이 아니다. 컹컹거리는 기침 + 쉰목소리 +/- 숨차하는 증상이 있을 때 크룹을 진단한다. 해부학적 위치로 보자면 크룹은 후두염, 후두기관염, 후두기관지염, 기관염, 경련선 크룹을 전부 포괄하는 개념이다. 


목이 쉬었다 -> 보통 후두에 염증이 생긴 것으로 판단한다. 여기까진 후두염.

컹컹 거리는 기침이 있다. -> 후두에 염증이 생겼을 뿐만 아니라 기도가 좁아졌다고 판단한다.


폐소리는 다행히 정상이다. 기관지염이나 폐렴까지는 아니라 판단되었다...

목에서 소리를 들어봐도, 기관지가 좁아져서 생기는 협착음은 거의 들리지 않았다. 그래도 좁아져 있을 순 있으리라.


"쉽게 얘기해서 후두에 염증이 생겼다고 보시면 되요. 후두가 조금 좁아져 있을 수 있는데 심하진 않네요"


 크룹은 가끔 위험할 수 있다. 공기가 지나가는 통로가 목이 부어서 막히면서 숨쉬기 힘들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반 감기와 달리 스테로이드를 꼭 쓰는 것이 좋다. 감기약 및 스테로이드를 처방하면서, 잘 관찰해야 한다 말씀드렸다. 


"일반 감기 때 기침과는 달리 증상이 2주 정도까지 갈 수 있어요. 열 떨어지면서 가래, 기침은 심해질 수 있어요. 하루 있다가 오세요."


이율이가 기운없고 처지거나, 숨쉬기 힘들어하면 꼭 응급실에라도 빨리 가야함을 설명드렸다. 네뷸라이져 처방하고, 약 처방 하고...끝.


다음날 온 이율이는 표정도 훨씬 편해지고, 컹컹거림도 줄었다. 왜 하루있다 다시 오라고 했을까? 스테로이드 효과가 있었는지를 평가하기 위해서이다. 효과가 불충분하다면 더 증량해서 복용이 필요하다.


크룹은 주로 바이러스에 의해 생긴다. 아이는 어른과 달리 기도, 기관지가 좁기 때문에 조금만 부어도 쉽게 좁아져서 소리가 난다고 이해하면 된다. 후두, 기도가 좁아지면 크룹...기관지가 좁아지면 세기관지염, 또는 천식이 왔다고 생각할 수 있다. 아이가 목이 쉬고 기침소리가 이상하면 '괜찮겠지' 하고 지나기지 말고 꼭 근처 병의원에서 진료 받을 것을 권한다. 놔두면 가끔 숨이 막히는 응급상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후두개가 너무 커지면 기도를 막을 수도 있고, 기관 주변 염증이 심해져서 숨쉬기 힘들어질 수도 있다.  


(ref:https://healthery.com/croup-vs-whooping-cough/)

Posted by JsPark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