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2016. 11. 6. 11:43

  어느새부턴가 환자 보다 모니터를 보는 시간이 더 많아져 버렸다. 종이문서를 버리고 전자문서를 쓰기 시작한 이후, 정보는 영구적으로 보존되고,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정보를 얻는 속도는 증가했지만, 이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 의사들은 '챠팅'을 한다. 말로 처방하면 안되므로 '처방'을 한다. 모두 모니터 앞에서 행해지는 것들이다. 진료실에서도 이는 마찬가지로...환자와의 눈맞춤, 터치 이런 아날로그적인 것들이 경시되고- 디지털적인 행위들이 진료실을 지배했다. 덕분에 나도(원래부터 있던 병이었지만 악화됨) 목통증을 느끼고 있다. 요새 너무 아프다...


동네 정형외과를 찾아가서 물리치료와 진통제를 받았다. 내 엑스레이 사진은 충격적이었다.  정상적인 C자형 목 형태가 일자를 넘어서 반대로 휘어 있었다...



(인터넷에서 제일 비슷한 사진을 찾아 올린다. 저렇게 휘었다니ㅜㅜ 정상으로 돌아올 수 있으려나...)


정형외과 선생님께서는 바른 자세와 '유산소 운동'을 추천해주셨다. 근육 운동을 권했다가 운동 안하던 사람들이 오히려 더 병나서 오는 경우를 많이 보셨나 보다.  내가 운동을 2달간 걷기 말곤 하는 게 없었긴 했다. 


거북목 증후군이 잘 걸리는 경우


컴퓨터 프로그래머, 실내 작업이 많은 직장인, 책상에서 공부하는 시간이 많은 중고등학생...(육체 작업 하시는 분들 빼고 노는 사람들 빼고 거의 전부...해당되시겠다)

-> 이중에 운동 잘 안하는 사람들!


  거북목 증후군은 위 사진 처럼 경추가 정상 C자곡선 모양이 아니라 역 C자 곡선 모양을 그릴 때 진단된다. '거북목'이라는 의학적 현상으로 인해 나타나는 증상군이라는 의미인데, 정확한 임상용어는 아니다. 하지만 의사들도 알고 환자들도 매우 친숙한 단어다.  비슷한 의미의 용어를 굳이 찾자면 'Cervical Hypolordosis 정도가 되겠다. 거북목 있는 환자의 경우 '근막통증증후군'이라는 병이 생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에 대한 치료 및 예방을 하면 된다!


  우리가 흔히 '담이 걸렸다, 근육이 뭉쳤다'라고 표현할 때 실은 근막통증 증후군의 증상을 표현하는 말일 때가 많다. 컴퓨터 앞에서 오래 작업을 하면 목 및 등 근육 일부분이 오랜시간동안 지속적으로 수축상태를 유지하면서 근육 내에 단단한 띠가 생가면서 허혈성 통증을 유발하거나, 이 띠가 지나가는 신경들을 누르면서 통증을 유발한다. 이를 막으려면 자세가 좋아야 되는데- 자세가 좋으려면 근육운동을 해서 모양을 단단하게 잡아줘야 된다. 반대로 얘기하면 운동 안하고 자세 신경 안쓰면 거북목 증후군이 걸리기 쉽다는 말이다.


근막 통증 증후군의 치료는 유발되는 자세를 피하고 휴식이 첫째, 둘째로 물리치료 및  해당 되는 근육의 근막띄를 찾아 주사로 치료하는 게 효과가 가장 좋다. 진통제 및 근육이완제를 보조적으로 통증 조절을 위해 복용하고...하지만 이는 급성기 치료지, 이미 거북목이 되서 재발을 굉장히 잘 하기 때문에, 자세와 운동이 중요하다. 


근막통증 증후군 및 거북목 예방을 위한 바른 자세


(팔꿈치 각도 90도가 가장 중요한 포인트다. 이 자세에서 모니터 각도를 체크!)


 컴퓨터 앞에서 의자가 너무 높거나 모니터 높이가 적절치 않으면 목 및 등근육이 불필요하게 수축된다. 그래서 팔꿈치 높이와 책상 높이를 맞춰야 된다. 또한 목근육이 편한 자세가 모니터를 볼 때 각도 15-30도로 유지하는 자세라 한다.


예방, 치료를 위한 운동


목이나 등근육을 안쓰다 보면 근육이 위축되고-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기가 힘들어진다. 그래서 근육을 바로 세워야 자세가 저절로 바로 세워진다. 근육운동은 통증이 줄어든 후 시작하는 것이 좋다.


추천운동: [랫풀다운, 비하인드 랫 풀업]


등근육을 고르게 발달시킬 수 있는 운동이다.  대부분의 헬스장에 비치되어 있는 기구로, 초심자도 무게를 줄인 상태에서 쉽게 시도할 수 있는 기구운동이다.  가슴으로 당기지 않고 두번째 아래 그림처럼 목뒤로 당기면- 좀 더 목 및 상부 등근육 발달에 도움이 된다. 초반엔 무리하지 말고 10번 연속 해도 크게 힘들지 않은 정도로 시작해보자. 


익숙해지면 3세트 / 12-15회 / 세번째 세트에서 8번 정도하면 힘들어서 당기는 속도가 힘이 딸려 느려지기 시작하는 정도의 강도로 한다. 명심해야 할 것은 우리의 목적이다. 어깨나 팔에 힘을 주지 않고 가슴을 내밀어 등 근육을 사용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등근육 만든다고 너무 무리하면 오히려 담이 더 올 수 있으니 주의하자.  



<랫풀다운>




<비하인드 랫 풀업>






Posted by JsPark21
의료2016. 6. 11. 22:38

한국이 OECD 국가 중 대기오염의 삶의 질 평가에서 꼴지라고 합니다. 미세 먼지 농도는 OECD 평균의 두배, WHO 기준의 세배를 기록했습니다.  세계 주요 도시중 서울의 대기 오염 순위는 세계 5위라고 합니다.  가히 충격적인 얘기들이 뉴스에 매번 실리고 있습니다...이쯤에서 저도 대기오염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얘기를 안할 수가 없죠. 오늘은 미세먼지가 피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미세먼지, 초미세먼지는 크기로 정의되는데요, 지름이 10㎛ d이하를 미세먼지(PM10) 이라 하고, 지름이 2.5㎛이하를 초미세먼지라 합니다. 크기로 정의된 연유가 이정도 크기 이하일 때 폐 깊숙히 들어가서 잘 나오지 않기 때문에 인체에 유해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인체에 미치는 유해한 영향을 분석하려면, 크기 뿐 아니라 성분이 무엇인지도 중요할 겁니다.

주요 성분은 질산염, 암모늄, 황산염 같이 연료가 탈 때 발생하는 성분과 탄소화합물, 금속화합물 등으로 이루어집니다. 장기간 노출될 경우 천식, 기관지염 등의 호흡기 질환들을 생기게 하고 심하게 만든다고 합니다. 그리고- 피부질환의 유병률도 올라간다고 하네요.

 

미세먼지가 호흡기에 나쁜 이유는 몸에 쌓이기 때문일 텐데요, 피부에는 어떤영향을 미칠까요?

 

미세먼지와 아토피 피부염: 관계가능성 높음

 

IF 1점대 저널에서 실린 (not RCT, prospective) 국내연구에 따르면 실내 PM10 수치와 아토피피부염의 악화가 관계있다고 하였으며, IF 7.6대 저널에 실린 상관관계 연구(case-control study)에 따르면 PM10이 높은 지역의 아이가 15% 더 습진에 걸릴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왔습니다.  하지만 이걸로 충분히 결론내릴만 하지 않습니다.

 

미세먼지와 피부노화: 관계가능성 매우 높음

 

 IF 7.2 논문에서 미세먼지가 뺨의 색소침착에 영향을 준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으며, 약 8% 더 잘생긴다라고 하네요-

 참고로 이 논문에서 PM10 보다 불완전 탄소산화물, 자동차 배기가스가 피부 주름 및 색소침착과 관계가 더 높은 것으로 나왔습니다. 미세먼지만 챙길 게 아니라 위에 얘기했듯이 PM10이든 뭐든 크기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떤 물질이냐가 피부노화 관련해서는 더 중요하다고 볼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도 이번에 공부하면서 자동차 매연에 피부이 이렇게 안좋은 줄 알았네요...사람들이 제주도로 몰려가는 이유가 있는거겠죠. 서울에서 빠져나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Posted by JsPark21
의료2014. 2. 1. 15:43

2014/01/17 - [특별한 이야기] - 민영화의 문제점과 제한 <1>


2014/01/17 - [책뽀개기] - 민영화의 문제점과 제한 <2>

 

본판은 민영화 사리즈의 피날레다.  필자는 그동안 의료민영화와 철도 민영화라는 얽힌 실타래를 풀어보기 위해 여러자료들을 찾아보았다. 아래가 그 결론이다.

 

민영화를 꼭 해야 하는가?

 

꼭 해야 하는가는 의문이다.  하지만 이것 하나는 확실하다.  민영화로 정부의 적자를 해결하자는 노력은 정치성향에 관련없이, 선진국가들 사이에서 계속 되어 왔다는 것이다.  노무현, 김대중 정부든, 이명박, 박근혜 정부든 상관없이 민영화는 추진되어 왔다.  세계최고의 복지국가로 꼽히는 스웨덴이나 독일이나- 미국이나 마찬가지로 민영화는 추진되어 왔다.  민영화는 세계적인 트렌드다.  그리고 그렇게 된 이유는 늘어가는 정부부채를 해결하기 위한 최적의 해결책이라 믿어지기 때문이다.  OECD 국가중에서 2번째로 작은 정부인 한국정부도- 다른 OECD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늘어만 가는 정부부채를 걱정하고 있다.(정부의 크기에 상관없이- 상대적으로 늘어가는 부채가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민영화를 하지 않고 수출에서 나는 흑자로 자본을 늘려가는건 어떨까?  이 역시 가능한 방안이나- 민영화가 더 우선되고 있다.

 

 

  정부가 민간에 맡기지 않고 직접 하는 공공사업은 잘 되는 것도 있고 안되는 것도 있다. 인천공항은 세계 최고의 공항으로 꼽히고 있으며, 운영흑자도 나는 알짜배기 정부사업이다.  하지만 다른 공항들은 적자나는 공항들도 많다. 코레일은 정부지원까지 고려하면 연 1억원 가량을 계속 적자를 보고 있다.  기업이라면 일찌기 망했어야 하지만- 공기업이다 보니 정부가 먹여살리는 꼴이다.  이제 부채는 17조원에 달하였다.  민영화 1순위로 철도가 꼽히는 것은 당연하다.

 

한국의 의료상황은 어떻기에? 

 

 의료민영화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고 본다.  필자가 볼 때 한국의 의료는 충분히 효율적으로 작동하고 있다. OECD국가 중 한국처럼 수술수가가 낮은 나라 찾아보기 힘들며, 1인당 하루에 보는 환자수가 높은나라도 찾기 힘들다. 한국은 최저의 의료가격으로 최고 수준의 의료수준을 실행한다.  서비스 면에서 환자가 느끼는 의료의 질은 낮다는게 단점이지만, 한국은 이를 어느정도 버리고 효율성을 잡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의료민영화가 정부가 추진하는 1순위로 꼽히는가? 

 

한국은 장년층에 접어듬에 따라 국민들의 의료수요가 늘었다. 앞으로도 계속 늘 것이 예상되는데- 이대로라면 국가경제에 부담이 될 것이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자, 이런 프레임으로 문제를 보면 의료계에서 주장하는 '의료수가의 정상화'가 한국의 의료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의료수가는 확실히 문제다.  70%의 원가 보전율(쉽게 풀자면, 1000원어치 팔았는데 700원 남는다.  그래서 다른 수익사업으로 이를 메꿔서 근근히 살아간다)은 기형적이다. 

 

 공공성과 효율성, 두마리 토끼를 잡으려면?

 

민영화는 다행히도 선진국들이 걸어온 길이다.  그들의 민영화 사례들을 살펴보면, 성공작도 있고 실패작도 있다.  성공작에서 이점을 취하고 실패작에서 교훈을 배우면 된다.  철도 민영화분야가 그 분야에서 만만하다.  영국이라는 실패작, 독일이라는 성공작, 스웨덴이라는 평작이 있다.  이른 토대로 얻어야 할 교훈중의 하나는, 민영화는 시장경제에 대한 철저한 이해하에- 세심하고 신중한 계획과 현명한 규제 하에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급히 먹은 밥이 체한다. 70여명의 사상자를 낸 영국 철도 사고를 보라. 철도 수리를 민영화했는데 규제가 제대로 안되고 수리를 잘 할 수록 손해가 나는 시스템을 만들었는데 수리업체가 수리를 잘 해낼리가 없다. 정치적 상황에 쫓긴 대처정권의 졸속행정이 근본적인 원인이었다.

 

한국의료의 방향은?

 

한국의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분명하다.  한차원 높은 효율성을 획득하면서도 공공성을 최소한 지금상태로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민영화가 방법이 될 수 있을까?  정부는 현재 추진하는 의료정책이 민영화가 아니라고 한다. '보건의료 투자활성화 정책'이라 불리는 정부의 정책에 대해서 잠깐 살펴보자.

 

보건의료 투자활성화 정책은 의료법인이 자법인을 설립해서- 부대사업을 할 수있게 하는 정책이다.  설립된 자법인은 외부투자를 받을 수 있다(현상태로는 불가능했음), 또한 자법인의 수익을 외부투자자가 가져가게 했다(이또한 불가능 했었음...)

 

법안이 잘 만들어져서 발의 되어봐야 판단하는 것이 옳을 것이나- 현재까지 알려진 구조로 보면 헛점이 너무나도 커 보이는 위험한 법이다.  정말 국민들의 상당수가 생각하는 식코류의 의료민영화 폐해가 나타날지도 모른다.

이 법안의 목적은 표면적으로는 어려운 경영위기에 처해있는 중소병원들에게 외부투자를 받아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겠다는 것이다... 원래 장례식장 및 주차장이 없었던 의료기관의 경우 자금이 부족한 상태서 외부의 투자유치를 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적적이다.  하지만 이미 이런 시설들이 있는 병원들은 어쩌라고?  철도민영화와 비교해 보면 확연히 문제점이 드러난다.  철도민영화는 경쟁자가 없어 방만한 회사경영이 문제지만, 병원의 경우 충분히 경쟁적인 의료환경에서 의료본업으로의 적자를 보전하기 위해 부대사업을 열심히 하고 있는데도, 적자가 나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법안에 따르면 자법인 설립시 주식회사로 설립한다고 가정한다면, 10%이상 의료법인이 자법인 주식을 가져가면 세금이 엄청 붙는다. 10%도 안되는 주식으로 어떻게 의료법인이 자법인을 통제할 수 있을까?  재무적 투자자가 실질적인 자법인의 주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의료법인은 업의 본질인 의료사업에서는 손해 보는 상태에서 장례식장, 주자장으로 그 손해를 메꾸고 있는 시스템인데, 외부 투자자가 와서 알짜 사업만 빼먹는 꼴이다. 이미 부대시설 투자를 하고 있는 의료법인의 경우, 일시적인 자금 수혈을 하기 위해 부대사업을 외부투자자에게 팔 수도 있다.  이 경우 장기 성장 가능성은 치명상을 입을 것이다.  병원들은 살아남기 위해서 의사수, 직원수 줄이는 등의 다이어트를 할 것이고- 그 과정에서 의료 서비스의 질은 낮아지며 의료사고 수도 늘어날 것이 뻔하다.  또한 병원의 운영권이 재무적 투자자한테 크게 침해 당할 우려가 있다.  의료법인은 자법인 수익 없이는 살 수가 없는데...재무적 투자자가 알짜배기 사업의 주도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비관적으로 생각할 경우 이런 상황까지도 충분히 예상된다.

 

하지만 긍적적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필자가 볼 때 의료민영화가 철도민영화와 함께 정부가 우선추진하고 있는 분야로 선정된 이유 중 하나는 잠재적인 수익성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의료관광산업의 경우 자본 투입 및 정부 규제만 조금 풀어주면 한국 의료서비스 분야는 세계적으로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발전 가능성이 충분하다.  이를 통해 의료기관은 수익을 확보하여 병원경영을 정상화 시킬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헤택은 몇몇 병원에게만 해당될 것이다.  전국 2차병원이 몇갠데- 전부 의료관광하기 유리한 상황도 아니고, 병원역량까지 고려한다면...할 수 있는 곳은 몇군데 뿐이다.  결국 대다수는 헤택을 못보고 위험만 감수하는 꼴이다.

 

이 법안은 매우 부족하다.  의료기관이 간접적으로 자본투자를 받을 수 있게 한 것 까지는 좋다.  하지만 돈 벌어 투자자들이 의료기관의 수익을 다 가져가버리면 어찌해야 할까?  재무적 투자자가 경영권에 영향을 미쳐 수익이 안나지만 공공성을 위해 꼭 필요한 자원들을 잘라버리면-? 

 

자본이 들어오는 이유는 자선적 의미도 있겠지만, 주식회사 설립까지 허용한다면 수익을 원하는 자본들도 들어올 것이다.  위에 말했던 한국의료가 가야할 방향을 적용시켜 보면 의료기관이 이익을 크게 내면서 공공성을 해치지 말아야 한다.  따라서 자본 투입은 좋다.  돈이 돈을 벌기 때문.  하지만 이에 대한 규제는?  시장경제의 이해가 내제된 현명한 의료산업 메커니즘은? 아직 박근혜 정부는 갈길이 멀다.  의료기관의 시대적 소명은 수익이 나는 분야에서 돈을 최선을 다해 벌어 수익이 나지 않지만 공공성을 위해 필수적인 의료자원에 자금을 투입하는 것이다.  그렇게 할 수 있게, 정부가 나서야 한다.

 

Posted by JsPark21
의료2013. 12. 28. 12:41

최근 지인 어머님께서 극심한 두통으로 응급실을 방문했는데, 뇌혈관이 늘어나는 뇌동맥류(intracranial aneurysm)으로 이를 치료하는 수술을 받으셨다..상당히 큰 시술이라 병원에도 오랫동안 누워있으셔야 했는데- 상태가 걱정된 지인이 내게 전화가 왔다.


'형, 어머니가 사람을 잘 못 알아보고 다른 것도 기억을 잘 못해요'


사실 전문의도 아닌 내게 질문수준이 너무 난감했지만, 최대한 도움이 되기 위해 일단 안심시키고 자료를 열심히 뒤적였다...만만치 않다고 생각했는데, 역시나 일반의의 상식을 뛰어넘는 지식을 요구했다..  



(뇌동맥류는 뇌혈관이 늘어나서 주머니처럼 된 것을 가리킨다.  이를 놔두면 두통, 간질, 마비 등의 신경학적 증상들이 생길 수 있고 이게 터져서 출혈이 생기는 등 심각한 합병증이 올 확률도 상당히 높은 위험한 질환이다. - 1%에선 사망한다. -  아래는 뇌동맥류의 수술법인 clipping이다.)






(시술법인 coiling이다.  사진 처럼 사지의 혈관으로 가느다란 줄을 죽죽 밀어넣어 뇌동맥류까지 간 다음, 줄들을 겹쳐 코일처럼 만들고 그 부분 피를 굳혀 버린다)


현재까지 뇌동맥류의 치료는 수술과 시술 두가지가 있다.  수술은 두개골을 열어 클립으로 뇌동맥류를 찝어 치료하는 방법이다. 효과가 상대적으로 증명된지 오래되었으나 두개골을 열어야 하기 때문에 환자 및 가족들에게 거부감이 크다.  시술은 최근에 나온 치료법으로, 효과가 증명되고 있으며 특정 상황에는 수술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낫다는 연구결과들이 쌓이고 있다.  하지만 아직 수술보다 더 낫다고 하기엔 증거가 모자라다.  특히 단점으로 다시 뇌동맥류가 생기거나 재수술을 해야 하는 상황이 수술보다 더 잘 생긴다는 것이 꼽힌다.  이 논의들은 전문의들도 논문 리뷰하면서 지식을 축적하고 있는 단계인 것이다...아직 효과도 다 연구가 되지 않았는데ㅠ 시술 후 부작용에 관한 내용들이 과연 확실하게 찾아질까? 라는 의문을 가지고 열심히 논문들을 뒤적였다. 아래가 나의 결론이다.


수술과 시술 중 무엇이 더 부작용이 큰가?


수술이 더 크다.  특히 환자의 기능적인 상태(움직임, 기억, 신경통 여부 등)에서 시술이 수술을 앞지른다.

하지만 사망률은 둘 사이의 차이를 느끼기 힘들다.


또한 6개월 이후의 기능적인 상태를 비교한 결과 수술과 시술이 차이가 거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_-결국 시술/수술 후 6개월 내에서만 시술이 수술을 앞지른다는 거다)


http://www.medscape.com/viewarticle/776914_4 (2013)




뇌동맥류 시술(intervention) 후의 부작용들


주요 부작용은 뇌기능의 감소이다.  시술받은 환자 중 8%에서 일어났다.

나머지 부작용은 15%에서 일어났다. 시술 후 뇌동맥류 파열이 6%, 두개골 신경병증이 11%에서 일어났다.(여러 부작용이 있는 환자들을 다 세다 보니...주요 부작용보다 두개골 신경병증이 많이 나온 거라고 이해했다)

(67명에 관한 연구)

http://www.nice.org.uk/nicemedia/live/11158/31330/31330.pdf (2005)



장기적으로 뇌동맥류를 폐쇄하는 확률이 79%이다(나머지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뇌동맥류를 확실히 잡지 못했다는 것)


수술주기 중풍(perioperative stroke: 증상이 있어 병원에 온 이후부터 수술 중, 수술받은 후 퇴원하기까지의 기간에 온 중풍)은 모든 환자중 4%에서 일어났다.


시술 중 뇌동맥류가 터질 확률은 1%이다.(매우낮다)

--------여기까진 터진 뇌동맥류 환자도 포함한 결과이다.


1년 후 좋은 임상적인 결과(good clinical outcome)가 나올 확률은 93%이다.

--------이건 안터진 뇌동맥류 환자만 해당되는 얘기이다.

(상기 연구는 터졌거나 안터진 뇌동맥류 환자군 전체를 묶어서 연구한 결과이다.  또한 65세 이상의 환자만을 연구햇다.  따라서 지금 케이스에 딱 들어맞진 않지만 1500여명의 많은 환자군을 연구하였고 연구방법도 신뢰성이 높기 때문에 가져왔다...그만큼 확실한 연구가 아직까지 나오지 않았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http://stroke.ahajournals.org/content/early/2013/05/16/STROKEAHA.113.001524.short (2013.3)



  내가 그에게 해줄말이라고는 고작 아직 실망하기는 매우 이르며, 6개월 ~ 1년이상을 기다려야 확실히 할 수 있고 많은 경우 환자들의 상태가 만족할만한 수준으로 좋아지리라는 것이다.  93%에서 1년 후 좋은 결과가 나오고(할머니, 할아버지들 얘기지만...젊으니까 더 상태가 좋아질 거라고 추론할 수는 있다) 또한 수술보다 시술을 선택한 것은 좋은 선택이었다...(최소한 머리를 여는 것까지 감수할 정도로 수술이 좋은 건 아니니까.)  수술후 큰 합병증이 없는 것만도 다행이다...하지만 약 20% 에서 재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정도 얘기해 줄 수 있었다.  이걸로 충분할리는 없을 것이다...많이 발병하는 질환도 아닌데 젊은 나이에 벌써 큰 시술을 겪은 그의 어머니가 안쓰러웠다. 그에게 1년간은 특히 어머님 잘 모셔야한다고 당부했다.  어머님의 일은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는다...필자도 어머니의 건강이 안좋아지셨던 적이 몇번 있어서 그런지도 모른다.  그의 엄마가 어서 쾌차해서 건강해지시길 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환자의 가족분들께도, 힘든 시기를 겪어나갈 사랑하는 사람이 어서 건강해지시길 바란다.



Posted by JsPark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