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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1.12 무상의 함정 1
의료2012. 1. 12. 15:46

오늘은 흔한 얘기지만 흔히들 간과하는- 얘기를 할까 합니다.

'무상의 함정'





여기서의 무상은 무상의료, 무상급식 할 때의 '무상'을 뜻합니다.


아니- 부자와 빈자에 상관없이 적절한 의료를 제공하는 것, 커나가는 애들 밥 곪지 않게 무상급식하는 것에 무슨 문제가 있냐고요?

왜냐하면 '공짜'가 가져오는 해악이 있기 때문입니다.

의료가 공짜가 된다면-
제 보건소에 오면 무료로 제공하는 서비스들이 있습니다환자들이 의학적으로는 필요하지 않은 검사나 처치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집니다.  

그저 자신의 건강을 걱정하는 마음 때문에 검사를 받게 되는 사람들도 생기고, 그저 '받으면 좋은 거지~ 공짜잖아?' 하는 마음으로 의료서비스를 받고 가시는 분들도 늘어나게 됩니다.

저희 보건소에서는 물리치료가 매우 저렴합니다.  한번 받는데 500원뿐이 들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환자들로 넘쳐나게 되는 것은 당연할 지도 모릅니다.  문제는 너무 자주 오시는 분들이 많다는 겁니다.  1년에 330일 물리치료 받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저희도 이런 분들은 끊고 싶지만, 딱히 의학적으로 제지할만한 근거가 모자라기 때문에혹시 근거를 아시는 의사 선생님께서는 제게 정보 좀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ㅠㅠ 그만 받으시라고 말씀도 못드리고 있습니다.

이런 환자들이 늘어나면 어떤 문제가 생길까요?  첫번째로는 실제 의학적으로 더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이 의료서비스를 받을 기회가 줄어들어 버리는 것을 들 수 있습니다.  저희 보건소 물리치료실은 꽉찹니다.  그중에 이런 분들이 있다면 실제로 의료서비스를 받아야 하는 환자의 자리를 뺏는 효과가 생기는 거죠.  

두번째로는 비용의 정당성 문제입니다.  공공의료는 국가의 세금으로 운영합니다.  국민 모두가 조금씩 모야 재원을 마련하는 것이죠.  그런데 이런 분들이 서비스를 무상으로 받아가버리면, 참으로 낭비가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가 이런사람들을 위해 세금을 내는 건 아니잖아요? '무상'으로 운영하면 공공의료 서비스에 드는 비용은 점점 증가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이란게 -원래 그렇게 만들어져서 그런지- 어쩔수 없는 것 같습니다.  한국사람들 특히 '공짜'좋아하지 않습니까?저도 공짜 좋아합니다:)ㅎㅎ  이런 인간의 심리 때문에- 어떤 상품이나 서비스를 무상으로 운영하면 위와 같은 문제가 생깁니다.  이것이 바로 '무상의 함정'! 입니다.

'그럼 어떻게 하자는 말인가요?' 라고 물으신다면, 저는 환자군을 잘 나누어서 의학적 필요가 명확환 환자와 아닌 환자로 나누어 의료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을 들겠습니다.   그리고 의학적 필요가 명확하지 않은 환자는 의사가 의료제공을 거부해야 한다, 거부할 권리를 법적으로 명확하게 가져야 한다고 봅니다.  왜냐, 의사는 환자에게만 돈을 받는 것이 아니라, 국가에서도 돈을 받으니까요.  그래서 의사는 의료서비스가 필요한 환자에게만 의료를 베풀어야 하는 의무가 있습니다.  이는 환자에게도 생각해 볼 만한 부분입니다. 환자는 자신이 원하지만 의학적으로 보아 필요하지 않은 검사나 처치를 받지 않아야 하는 의무가 있습니다.  

"공평", "평등", "복지"...이런 가치들이 중요하고- 이를 이루기 위해 나아가야 한다는 데에 동의합니다.  하지만 '무상의 함정'에 자꾸 빠진다면- 그 이상이 현실화 된다 해도 지속 가능하지 않을 것입니다.  


 
Posted by JsPark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