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방학이라 처조카 '연준이'가 놀러왔다. 보다 정확히 얘기하면 우리가 초등학교 1학년 처조카를 며칠 맡아주기로 했다. 연준이 방학숙제 덕에 굉장히 오랜만에 서점을 들렀다. 연준이 보고 책 고르고 있어라 라고 하고 나도 오랜만에 신간 독서테이블을 서성거려 보았다. 노랗게 보이는 눈에 띄는 책이 있어 제목을 읽어보니 '지의 최전선'. 인문학을 읽는 즐거움 중의 하나는 요새 세상을 보는 눈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책마다 포인트가 다르다 보니 결국 자기자신이 독서에서 얻어낸 지혜를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는 수고로움을 감당해야 한다. '지의 최전선'의 매력 포인트가 바로 이 수고로움을 통찰력으로 유명한 이어령 교수가 덜어준다는 점! 그의 사고를 따라 현 시대 지의 최전선을 항해할 수 있었다.
그가 보는 '의료'의 지의 최전선은 빅데이터의 의료산업에의 활용, 유전자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한 personalized oncolytic virus 생산 두가지였다.
환자로부터 가져온 빅데이터는 결국 의료산업을 효율적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하는데 도움을 주는데, 예를 들면 질환별로 간호사를 부르는 횟수를 분석하여 가장 콜을 많이 할 것으로 예측 되는 환자를 병동 스테이션과 가장 가깝게 배치하는 방법이다. 기본적인 가정이 환자 베드가 어느 정도 비어있다는 가정인데, 내가 근무하는 병원과는 현실적으로 맞지 않은 것 같아 아쉽니다.
유전자 3D 프린팅 기술은, 환자 개인의 암세포를 분석해서 그 세포만 공격하는 바이러스를 생산하는데 쓰이는 기술로., 지금은 모든 사람들을 대상으로 치료제를 개발해 왔지만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하면 오직 한사람에게 최적화된 치료제를 저비용으로 만들수 있다고 한다. 안타깝게도, 이 기술로 치료제를 만들려면 우선 암세포를 분석해서 그 암세포만 공격할 수 있는 바이러스를 개발할 수 있는 기술이 있어야 하는데- 안타깝게도 그게 가능한지, 저비용으로 가능한지에 대해서 의문이 든다. 세포막에 있는 여러 protein, lipoprotein들 중 하나를 targeting 해야 하는 것도 그렇고, 그 lesion을 targeting 하는 virus를 개발하는 것도 그렇고...갈길이 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