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2018. 11. 18. 01:06



12월 부터 겨울 휴가를 가는 분들은 한번쯤 해외여행시 필수 예방 접종을 체크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권유되는 예방접종들을 다 지키고 가는 분들이 많이 없었지만, 요즘 들어 부쩍 인도, 동남아 등 해외여행이나 출장을 가는 사람들이 예방접종에 대한 문의가 많아졌다. 메르스, 지카바이러스 등의 뉴스들을 접하며 국민의 예방접종 의식이 향상되지 않았나 싶다. 누구나 1년에 한 두 번 있는 해외여행을 감기나 장염으로 망치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한번 쯤 자기가 여행하려는 지역에 대한 한국의 권고접종 사항을 체크해보는 것도 좋지 싶다.


[인도]


타지마할 등 볼거리가 많고 역사도 깊은 나라이며 여행 가격이 싼 편에 속하는 나라지만 '물갈이'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 중 상당 수는 여행자 설사일 것으로 추정된다. 


추천 접종


1 A형 간염 접종


A형 간염이 상대적으로 많이 발발하는 나라이다. A형 간염 접종은 6개월 간격으로 2회 접종이 권고되나, 여행예정자라면 최소 첫번째 접종을 최소 여행 2주 전 맞을 것이 권유 된다.(4주 전에 맞으면 더 좋다. 시간이 지나면서 면역 생기는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 1회 주사로는 95%, 2회 주사로는 100% 예방효과를 보인다. 두번 맞아야 확실한 접종 효과를 낼 수 있으므로 다녀와서 첫번째 접종과 6개월 간격을 두고 두번째 접종을 맞는다.


중장년층에서는 이미 A형 간염에 대한 항체가 형성된 경우가 많아 대한감염학회에서는 30세 이상에서는 A형 간염 항체가 있는지 검사를 하고 양성이면 접종을 권고하지 않는다. A형 간염 항체가 없다는 접종한다.

30세 이상에서는 접종한다.


2 장티푸스 접종


인도는 살모넬라 타이피라는 균에 의해 장티푸스가 발생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은 나라이다. 드물지 않게 치명적인 장염을 야기하므로, 위험 대비 이득을 고려한다면 맞는 게 좋다. 질병관리본부에서는 '다양한 음식을 섭취하는 경우' 혹은 '시골 지역을 여행하는 경우' 접종을 권유한다고 애매하게 권유하지만 여행간다면 맞는게 낫지 않을까 판단된다.


3 말라리아 예방


말라리아 예방은 질병관리본부에서는 '예방을 위해서 여행 전‧중‧후에 처방약 복용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라는 옵션 수준으로 권고 된다. 하려면 기본적으로 여행 가기전, 여행 중, 여행 후까지 약을 먹어야 한다고 알고 있어야 한다. 약제마다 언제 부터 언제까지 먹으라는게 다르므로, 의사와 상의하에 복용법을 잘 파악하고 가야 한다. 인도는 클로로퀸에 대해선 내성균주가 많다고 하므로, 독시사이클린(doxycycline), 메플로퀸(mefloquine)) 또는 아토바쿠온/프로구아닐(atovaquone)/proguanil)제제를 복용해야 한다. 


말라리아 예방 하려면 2주 전에는 병의원을 방문 하는 것이 좋겠다. 급하다면 여행 하루 전까지는 복용할 약이 있지만, 이럴 땐 먼저 전화해서 가능한 상황인지를 물어보자.



* 약마다 복용방법은 조금씩 다른데, 메플로퀸(mefloquine)이나 클로로퀸(chloroquine)의 경우, 말라리아 유행지역 여행 1~2주 전에 복용하고, 독시사이클린(doxycycline), 아토바쿠온/프로구아닐(atovaquone/proguanil)과 프리마퀸(primaquine)의 경우, 여행 1~2일 전에 복용한다. 예방약은 여행지에서도 계속 복용하며, 여행지역을 벗어난 후에도 4주간(클로로퀸(chloroquine), 독시사이클린(doxycycline), 메플로퀸(mefloquine)) 또는 7일간(아토바쿠온/프로구아닐(atovaquone)/proguanil)) 복용한다.


4 일본뇌염


현지의 외딴지역에 한달 이상 체류하거나, 여행 중 장시간 야외활동을 할 경우 추천된다. 보통의 여행자에게는 추천되지 않는 접종이다.


최소 여행 하기 35일 전에 시작하며, 2회 용량을 28 일 간격을 두고 연속하여 각각 투여하게 된다.


참고: 지카바이러스


인도는 지카바이러스 유행지역으로, 임산부에게는 여행을 연기할 것이 권고되는 지역이다. 


http://www.cdc.go.kr/CDC/map/news_view.jsp?search=&search_1=&search_2=&boid=18&boardid=18&boardidx=4570&iCurrPage=1&menuIds=HOME006-MNU2801-MNU2854

지카바이러스가 최근 까지도 유행하고 있다는 보고이다. 올해 겨울에는 인도엔 '나는 괜찮겠지' 라는 생각으로 임산부가 가는 일은 없어야 겠다.


[베트남]


인도와 동일 하다. 2014년에는 한국인이 많이 가는 다낭, 하노이, 나트랑, 호치민시는 말라리아 예방이 권고 되지 않았으나, 증가 추세로 돌면서 질본(질병관리본부)에서도 전 지역에서 말라리아 예방을 권유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태국]


인도 권고 예방접종과 기본적으로 동일하다. 올해 11월 태국 남부 4개 지역(Yala, Pattani, Narathiwat, Songkhla) 에서는 홍역이 발발하고 있어서, 상황 따라 MMR 접종이 권고된다.



6개월 미만 아이는 접종이 안되므로 올해 겨울에는 데려가서는 안된다.

6-11개월 아이는 가속접종일정으로 원래 12-15개월에 한번 맞는 MMR을 미리 당겨서 맞고 갈 수 있다.

12개월 이상이라면 한번도 안맞았다면 4주 간격으로 2회 접종헤서 데려갈 수 있다.

정상적으로 접종했다면 2회 접종을 완료했을 것이고, 그런 경우는 접종 필요하지 않다.

하지만 한번 빼먹었다면 한번 더 접종 하고 간다.


솔직히 아이가 있다면 이번 태국 여행은 패스 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 MMR 예방접종이 100% 홍역을 예방한다고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95% 항체 생성율)






Posted by JsPark21
의료2016. 4. 16. 22:49

  




17살 먹은 손녀를 할머니가 열이난다고 데려왔다. 열난지 3일 째란다. 설사나 변비, 구역 및 구토는 없었다. 감기, 심하면 폐렴, 요로계 감염, 혹시 급성복증일까 우려하여 문진을 진행했지만, 두통 하나 빼고 어디에도 걸리지 않았다. 의사는 만능이 아니다. 호소하는 증상은 열과 두통밖에 없으며, 어디 여행 갔다온 것도 아니고 신체검사상 특별한 이상도 발견하지 못한 상태로 검사를 진행했다. 열, 두통이 같이 있는 경우 뇌수막염을 의심할 수 있지만 열이 나는 증상 자체가 두통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신체검진에서 특별한 이상이 있는 경우 뇌수막염을 강력히 의심할 수 있고- 그렇지 않다면 수막염 가능성은 떨어지기 때문이다.  주저주저할 수 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는, 뇌수막염을 확진하려면 '척추천자'를 해야 되는데- 한번 시행하면 6시간 이상 누워만 있어야 되고, 척추신경 가까이 바늘을 꼽아 척수액을 빼내야 되는 검사라 위험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피검사에는 몸에 염증이 있다 라는 결과 말고는 아무것도 말해주지 못했고, 척추천자를 진행해야 했다. 하지만 전형적이지 않은 이런 경우 대개 결과는 '꽝'...이번에도 마찬가지로 '꽝'이었다.  이런 경우 큰 이상은 없다는 설명하에, 응급실 밖으로 나서길 권해드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찜찜하지 않은가..겉으로는 내가 발견하지 못한 큰병이 있지는 않을까 두려워하고 환자가 더 안좋아질까 걱정하며...대부분 검사에서 이상한 반응이 걸리거나ㅡ 아닌 경우 특별한 문제 없이 열이 멈추지만...이경우는 아니었다. 검사에서 이상없어 퇴원 진행했으나, 3일 후 다시 내원한 환자다. 딱 하나, 요로계 감염을 의심할 수 있는 검사결과 하나 빼고...


"CT 진행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솔직히 특별히 뭐가 나올까 기대하고 권유드린게 아니었다. 요로계 검사에서 이상이 있다는 건 요로계 감염을 의미한다. 급성 신우신염- 신장 및 신우에 염증이 있을 가능성은 낮았다- 이 경우 왼쪽 이나 오른쪽 등 타진시 아파하는 데 환자는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사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진행하는 거다. 결과는 특별한 이상 없음!


"집에 가시고...외래에서 원인을 감별해 볼께요.  특별한 이상은 없는 거 같아요."


평소 같았으면 '네 알겠습니다' 하고 가셨겠으나, 해열제를 줘도 열이 잘 잡히지 않고 , 무엇보다 척추천자 후 부작용으로 의심되는 등통증이 진통제를 줘도 잘 잡히지 않는 상황에 할머니가 손자를 데리고 가시겠는가? 나의 권유는 실패했고, 원인을 찾아내란 소리만 듣고 말았다...


장기에 이상이 없다...CT를 찍었는데 배쪽 및 폐 쪽은 아니다...장기에 이상이? 


장기에 이상이 없다면, 그 바깥에 열을 일으키는 병소가 있거나, CT에서 보이지 않는 병소가 있는 것이다.


환자를 다시 체크해보니, 여드름이라기엔 수포도 없고 너무 크기도 균일한 빨간색 피부병변이 양 팔과 얼굴 전체에 저명했다. 바이러스성 감염을 의심해 볼 수 있는 증상이다. 이 경우 피부에 특히 목쪽 림프절이 커져서 잡힐 수 있다. 서둘러 목을 촉진하니 과연 목 여러군데에 1-2cm 정도의 림프절이 커져 있었다.  


"여기 누르면 아파요?" 

"아..아...네..."

(나: 왜 얘기 미리 안했어요...?ㅠㅠ 미리 알았으면 CT를 왜 찍었겠어요ㅠㅠ 피부 이상한것도 왜 얘기 안했어요 왜...)


감염내과에 바이러스성 감염으로 환자 봐달라고 연결해드렸다. 돌이켜 보면 피검사에서도 염증 반응이 있는데도 오히려 백혈구 수치 및 혈소판이 낮아져 있었다. 몰려드는 환자를 보다 보니 사소할 수 있는 변화들을 놓친 거다. 키무치 병, 림프종 등도 의심할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차칫하면 더 진단이 지연될 수 있었던 환자를 척수검사 부작용으로 잡았다는게 다행이었다. 물어보지 않으면 환자는 가르쳐 주지 않는다.  환자를 믿으면 안된다. "A patient always lies."

  




Posted by JsPark21
의료2016. 1. 29. 16:25

  최근 브라질에서 소두증 걸린 아기들이 갑자기 많아지면서 난리가 났습니다. 소두증이란 선천적으로 뇌가 작아진 상태로 태어나는 기형을 말합니다. CT나 MRI를 찍어보면 뇌주름이 현저히 줄어들고 비어있는 공간이 너무 커졌다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요.

 

당연히 IQ부터 해서 모든 뇌의 활동이 정상아에 비해 떨어집니다ㅜㅜ 태아를 타깃팅한다는 점(정확히 말하면 그렇게 의심된다는 점)에서 치명적이고 무서운 질환입니다. 브라질의 소두증 증가의 강력한 원인으로 한 바이러스가 지목받았습니다.

 

'지카 바이러스'

 

 

 

 

 이 바이러스의 특징은 모기에 의해 옮기고, 산모가 감염되면(특히 임신1기!) 태아도 감염이 된다는 사실ㅜㅜ 지카바이러스에 감염된 산모들이 낳은 아기는 소두증에 걸린다고 단정짓기는 이르나, 현재까지 지카바이러스가 출몰한 지역에서 소두증 환아 발생률이 증가하는 점으로 미루어 보아 강력하게 의심되는 상황입니다. 이에 브라질에서는 아기를 낳지 않으려는 여성들도 갑자기 많아졌다고 하네요. 가뜩이나 출산율 저하로 고민하고 있는 정부의 시름이 깊어졌을 겁니다. 이미 감염된 4000여명의 환아들과 그 가족은 어떻할 겁니까ㅠ 소두증은 한번 걸리면 정상아로 갈 수 없습니다.

 

어른의 경우, 매우 낮은 확률로 길랑바레 증후군이라는, 사지의 힘이 빠지는 희귀질환에 걸릴 수 있습니다.

 

한국입장에서 다행인 점은, 이 바이러스가 지금까지는 뎅기열처럼 특정 모기종인 Aedes mosquitoes 에 의해 옮겨간다는 점입니다. 이 모기는 특정 지역, 열대 지역에만 살고 있어서- 한국까지 올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이러스는 항상 변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이 바이러스는 아프리카와 아시아 열대지역에 걸쳐 있었으나 2015년 경부터  중앙 아메리카, 캐리비안 지역, 남아메리카 지역까지 진출했습니다. 지금 당장이야 괜찮을 지 몰라도 변이를 일으키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게 무섭죠. 어서 빨리 백신이 나와야 하는데...ㅜㅜ

 

 

Aedes mosquito의 분포도. 중국만 해도 위험해 보입니다.

Posted by JsPark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