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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4.19 장염이 창궐하고 있다
의료2017. 4. 19. 22:34



벚꽃도 한창을 지나 벚꽃엔딩하고 있는 요즘이다. 매년 이맘 때면 진료실엔 장염환자 수가 늘어난다.  애,어른 가릴 것 없이 어떤 분들은 배만 살짝 아프다 지나가고, 어떤 이들은 열나고 설사 하루 십수차례씩 하면서 응급실에 온다.  요새 장염이 유행하는 이유는 무엇이고, 예방은 어떻게 할지...그리고 같은 음식을 먹어도 왜 하필 나만 장염에 걸리는지 알아보자.


1. 왜 봄인가?


장염의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는 포도상구균이다.  포도상구균은 상온에서 잘 자라는데, 겨울에는 밖에 한나절 꺼내놔도 안 상했던 음식이- 기온이 올라가면 포도상구균이 기지개를 켜며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세균맨이 1->2->4->8 이렇게 늘어나듯이 포도상구균도 일정시간이 지나면 무시무시한 숫자가 된다. 겨우내 괜찮았으니, 무심코 밖에 오래 뒀던 음식을 다시 먹게 되면 2-4시간 후 구역, 구토, 설사, 꾸룩꾸룩 장이 움직이는 복부통증 등의 식중독 증상이 생기게 된다. 


음식점에서도 이는 마찬가지다. 겨울에는 어느정도 오래 꺼내놔도 상하지 않았던 식재료들이, 봄에는 차칫하면 포도상구균이 자라 손님들에게 배양된 포도상구균을 먹이는 꼴이 되니 조심하자.  


2. 예방은 어떻게 할까?


한번 수저가 갔던 음식은 냉장고에 놔둬도 상하기 쉬우니, 버리거나 빨리 먹어 치워버리자.


식당에서 밥 사먹을 때도 푹 익혀먹는 음식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테이크아웃하는 음식을 조심하자.


밥 먹기 전에 손을 비누로 꼭 씻자. 세균이 음식으로 가는 길을 차단한다.


3. 같은 음식을 먹어도 왜 나만 장염으로 고생할까?


쉽게 말해 장 기초 체력이 나쁘기 때문이다.  장의 운동성, 장 점막 건강, 장 주변 면역 세포, 장내 세균총, 장의 생김새 등 여러 항목들에서 다른 사람들 보다 성적이 '나쁜' 거다.  


우리가 장 체력을 기르기 가장 쉬운 길은 "장내 세균총"을 안좋은 놈들에서 좋은 놈들도 바꾸는 것이다.  이제는 너무나도 유명해진 '프로바이오틱스'(유산균)가 장체력을 길러준다.  대장 내 세균들 중에 유익한 세균들이 유산균이다. 요구르트, 김치 등의 발효식품에 많이 들어있다. 영양제로 먹는 방법도 있다.


(요거트: 달콤한 요거트들이 많은게 함정. 당류가 몇g 인지를 꼭 체크하자!)


그리고 식이섬유를 많이 먹자. 변비를 줄여줄 뿐 아니라, 프로바이오틱스가 잘 자라는 환경을 만들어 줘서 장내세균총이 건강하게 변화한다.  식이섬유는 어떻게 섭취할까? 현미, 통밀, 퀴노아 등 특정 곡식에 많이 들어있다.  밥을 백미에서 조금씩 현미로 바꿔보자. 탈곡할 때 껍질을 다 벗겨내면 백미, 거의 벗겨내지 않으면 현미다. 현미를 백미에 섞어서 밥을 짓거나, 아니면 9분도...7분도 이렇게 입맛이 익숙하게 탈곡된 부분현미를 벅어보자. 빵도 통밀(whole wheat)빵을 선택하자. 빵은 밀로 만드는데, 통밀빵은 현미밥과 비슷하게 껍질을 거의 벗겨내지 않은 밀로 만든 빵이다. 시중에는 통밀빵이라고 팔면서 실은 통밀은 10%로 안되게 섞어서 색깔만 통밀빵 비스무리하게 낸 것들이 꽤 있으니, 꼭 %를 확인해서 속지말자.



하얀거 말고, 노란 걸로!


4. 프로바이오틱스 영양제 선택법


최소 10억 CFU(단위. '마리'로도 통용된다) 매일*4주 이상 복용하면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예전엔 1억마리 정도 영양제들도 팔았지만, 요새 나오는 영양제들은 100억-1000억 마리까지 나오고 있다.  이제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은 어떤 균주를 썼느니, 얼마다 다양하느니, 어디서 추출했느니 하면서 차별화 모드로 접어들었다.  


균주는 사실 어떤 균주가 더 효과가 우월하다는 증거는 없고 비슷한 효과가 있다는 증거들만 수두룩한 형편이다. 하지만 단일 균주보다는 여러가지를 섞은 균주가 좋다는 연구결과들은 있다. 


어디서 추출했는지는 사실 크게 중요치 않아 보인다. 어디서 얻든 락토바실러스 균들은 그놈이 그놈이다. 


혹 어떤 제품들은 '프리바이오틱스'라고 해서, 이눌린 등 프로바이오틱스가 잘 자라게 도와주는 식이섬유 들이 들어가 있다고 홍보하는데, 현재까지 연구결과들은 식이섬유+프로바이오틱스나, 그냥 프로바이오틱스나 효과들이 비슷하게 나와서...결론은 차별화하려고들 하지만 효과들은 '양'만 지키면 비슷하다.


오히려 보관이 중요하다. 상온에 놔두면 유산균들이 죽어가서, 냉장고에 넣으라는 말이 있다. 100억마리가 들어있는 캡슐제라도 보관을 잘못하면 생균 숫자가 현저히 줄어들 수 있다. 실제 유산균제제들은 저온에서 운반하는 경우가 많으며- 대부분의 프로바이오틱스들은 냉장 보관을 추천한다.

Posted by JsPark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