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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1.10 덕수궁 돌담길
특별한 이야기2016. 1. 10. 21:04

 서대문역 사거리에서 광화문 방향으로 가다보면, 강남면옥과 경향신문 빌딩과 이디야 사이로 골목길이 나 있다. 여기서 시청 앞 광장까지 굉장히 고즈넉한 옛길이 펼쳐진다. '덕수궁 돌담길' 이다.

 

여기는 분명 서울의 심장부인데, 현대 서울 같지 않은 길이다. 옛 영사관, 이화여고, 정동극장, 정동교회를 지나가다 보면 어느덧 고즈넉한 맛에 취한채 1910년대 서울 위를 걷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지금은 까페 인테리어에서나 볼 수 있는 감색 벽돌들과 어색하지 않게 어우러진 기와, 오래된 수목들... 현대 서울길과는 너무도 다른 느낌이 좋다.

 

우리나라는 이걸 잃어버렸다. 과거에서 벗어나려는 개발의 몸부림으로 벽돌길을 갈아엎고 아스팔트를 깔았으며, 기와건물들을 살리지 못하고 전부 밀어버리고 새 건물을 지었다. 그것도 모자라 한번더 건물을 허물고 더 높은 건물을 세웠다. 오래된 수목들까지 뽑아 나이 새파란 은행나무들을 심었다. 구도심이 잘 보존된 유럽 도시들과 비교할 때 참 안타까운 일이다. 건설회사를 먹여 살리느라 정체성을 파괴했다. 아파트 짓기 이전 우린 어떻게 살았나? 한국에서 유독 건축사는 연속성이 보이지 않는다.  너무나 빠르게, 발전해 버렸다.

 

외국인들은 서울을 보면 신기해 한다. 전통적인 건축과 최신 현대건축이 아무렇지도 않게 이웃하여 있는 도시라고. 경복궁 바로 앞이 쭉쭉 뻗은 빌딩들이 올라가 있는 광화문 대로이니, 덕수궁과 마주해 있는 우주적인 디자인의 시청사가 어우러져 있는 광경들을 보니 신기할 것이다. 그래, 중간이 없다. 중간이 없으니 어떻게 조선시대에서 헬조선이 되었는지 궁금하겠지. 근현대의 풍경이 잘 보존되어 있는 덕수궁 돌담길이 귀중한 이유다. 정동극장을 지나 덕수궁 까지 오면 서울 광장이 보인다. 외국인이 신기해하는 그 풍경이 씁쓸하다.

 

 

이화여고 정문. 현대와 근대, 그리고 그 이전 시대마저 느껴지는 곳이다.

 

 

서울 시립 미술관 입구. 옛 경비들이 다리를 보면서 대화하고 있다. 이리로 올라가면서 여러 경비들이 잡담하면서 우리를 지나쳤다. 옛 사람들이 하는 현대적인 대화를 듣고 있자니 분위기가 좀 깼다...

 

 

(출처: visitkorea.or.kr)

덕수궁 돌담길의 비내리는 가을날 풍경.

 

 

 

1986년 정동교회.

 

 

(출처:geotimes.tistory.com) 

현대의 정동교회. 달라진게 별로 없이 이쁘다.

 

 

 

 

Posted by JsPark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