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이야기2018. 3. 25. 14:14


여기저기서 큰 뉴스가 빵빵 터지고 있는 요즘이다. 이명박 구속, 미국과 중국의 관세전쟁, 한국-미국 FTA 타결 임박, 헌법 개정, 의료계에서는 '최대집'이라는 강성 후보가 의협회장이 되었으며...초음파 등의 영상검사를 예비급여한다는 뉴스도 있었다. 세계와 한국, 한국의 의료는 변곡점을 맞고 있다. 그 중에서 내가 오랜만에 펜을 들게 한 계기는 '토지공개념'을 헌법에 명시한다는 소식이었다. 


'토지 공개념'을 헌법에 명시하는 정부의 의도는 정부가 앞으로 시행하는 부동산 정책이 반대하는 사람들에 의해 헌법소원 당할 때 헌법재판소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서일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꼭 그렇게만 볼 건 아니겠지만 나에게는 토지매매의 자유까지 침해하거나, 크나큰 세금을 때리는 등의 강력한 정책을 취하려는 의도로 보여진다. 문제는 지금 정책에서도 불거지듯이, 지방에도 동시에 적용되는 법들이 많아서 수도권 및 서울 집값 때려 잡다가 지방에 불똥이 튀고 있다는 거다.


부동산 가격은 올라갈 수 밖에 없다. 땅은 좁은데 인구는 계속 늘어나 왔으며, 한국이 발전할 수록 한국돈 1원이 가지는 가치는 자꾸 떨어지고 있으니 땅의 가격은 당연히 올라간다. 그 와중에 서울이나 수도권 부동산 가격이 더 오르는 이유가 거기에 수요가 집중되고 있음은 당연지사이다.


왜 서울과 수도권이 수요가 많은가?


직장이 서울 혹은 수도권에 있기 때문이며, 학군 역시 서울 및 수도권 학군이 좋기 때문이다. 이 장점을 지방에서도 얻을 수 있다면 인구는 자연스럽게 지역으로 퍼진다. 이에 초점을 맞추는 정책이 중요하지 억지로 집갑을 때려잡겠다고 억누르는 정책만 펴면 효과성은 떨어지고 부작용이 너무 많다. 이리 저리 막아봐도 둑은 약한 곳으로 결국 터지게 되있다. 둑 뒤의 수압을 줄여야 한다는 말이다. 실제로 참여정부의 실패가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이다. 현재 정책으로는 재건축은 잡았지만 재개발로 불은 옮겨 붙고 있다. 이번에 전체적인 집값이 안정되더라도 이는 정상적인 부동산 사이클로 인해 떨어질 때가 되니까 떨어진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즉 4-5년 후 결국 다시 집값은 폭팔할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다.


현재 잘하고 있는 정책은 세종시로의 행정부처 이전이다. 행정수도를 서울하고 멀리 떨어진 곳에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게 가능한게 이제는 화상회의, 전자 결재 등 얼굴을 직접 맞대지 않고도 일을 하는게 가능해진 환경이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세종시는 부동산 붐을 이루었으며, 행정도시라 공장도 적고 신도시라 쾌적해서 살기도 좋다. 이 흐름은 행정 부처 이전이 가속화되는 동안에는 계속 갈 거라 본다.


문재인 정부가 앞으로 해야 할 정책 중 하나는 '지방에서 산업발전'이다. 수도권에 편중되어 있는 산업-결국 일자리-를 지방으로 이전시켜야 한다. 거제도, 부산, 울산 등의 부동산이 힘들어지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산업의 쇠퇴이다. 구미, 대구가 힘들어지는 이유도 섬유산업의 쇠퇴이다. 더 예전으로 가보면 태백의 쇠락역시 원인은 석탄산업의 쇠퇴이다.  조선업, 해운업, 중공업이 중국 등의 개도국에 치여서 경쟁력이 떨어져 버렸다. 지금 다시 빤짝 한다고 하나 이는 경기 회복에서의 탄력적인 흐름일 뿐, 저변에 깔려있는 산업적 경쟁력은 너무나 떨어져 버렸다. 그렇다고 외국 노동자를 데려와 쓴다? 외국에 공장을 짓는다? 누구 좋으라고 그런 정책을 피는가. 그렇게 되면 산업발전으로 인한 열매를 고스란히 외국에 갖다 바치는 격이며, 무늬만 한국기업이지 실은 외국기업이라고 볼 수 있다. 시대의 흐름에 따른 어쩔 수 없는 산업 변화의 결과로 받아들이고, 새 성장 산업에 투자하는 게 현명한 길일 수 있다. 그리고 그 새 성장산업은 지방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싶다.


예를 들면, 한국의 소프트웨어 IT 산업이 지방에서 발전이 가능하다. 실례로 다음-카카오는 제주도에도 본부를 두고 있으며 지역에서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게임 회사들 역시 '판교'에 몰려있는데, 우수 인력이 수도권에 살고 싶다 하니 이렇게 판을 짰지 싶은데 아래도 얘기 하겠지만 지방에서 사는 장점 + 수도권의 장점을 지방에 가져오려는 노력으로 그 갭을 줄인다면 지방에서 한국 소프트웨어 IT 산업이 꽃피우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 본다.  


의료 산업 역시 지방에서 발전이 가능하다. 단, 크게 키우려면 수출을 활발히 해야 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지역적 제약이 걸린다는 게 문제지만 굳이 인천에다가 의료산업단지를 만들 필요는 없다. 예를 들면 부산이나 포항도 충분한 경쟁력이 있을 수 있다는 말이다. 


또 하나 중요한 정책은 '교육정책'이다.  수도권 및 서울의 인기 중 하나는 교육인프라다. 지방에서도 지방 부동산 안사고 서울에 사는 이유가, 전망이 좋기도 하지만 자기 자식이 서울에서 안정적으로 살면서 학교 다닐 수 있는 자리 하나 마련해 보자는 이유도 있다. 이 현상을 깨기 위해서는 꼭 서울 및 수도권 학군에서만 '일류인재'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뿌리깊은 생각을 접게 할 수 있는 획기적인 교육대계가 나와야 한다. 건드릴 수 있는 부분도 많고 정책도 많은데, 일류 대학을 나와서 일류 기업에 입사한다는 스토리는 그대로 놔두고, 일류대학을 들어가기 위해 굳이 일류 중학교를 찾아다닐 필요가 없게 만드는 정책이 더 낫다고 본다. 부동산에 영향을 미치는 학군에서 가장 중요한 학군은 '중학교'이기 때문이다. 특정 중학교를 들어가야 특정 고등학교를 가기 쉬워지는 사다리를 걷어차버리는게 포인트가 아닐 까 싶다. 지방에도 경쟁력 있는 고등학교가 많이 생겨서 굳이 수도권 및 서울에 가려는 '맹모'들을 줄여야 한다.


이렇게 산업적, 교육적 정책으로 부동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토지공개념'의 헌법명시는 정부가 단순하게 토지를 매매하는데 드는 비용을 올리고, 보유세를 매기고, 심하면 정부가 팔지도 못하게 하는 정책을 피지 않을까 나를 심히 걱정하게 만드는 뉴스였다.

Posted by JsPark21
책뽀개기2013. 9. 6. 14:47


 


 이 책은 대단합니다.  경제학파 두 줄기 중 한줄기를 깔끔하게 정리해 주거든요. 경제학파는 크게 케인지언과 시카고 학파 두 부류로 나뉩니다. 케인지언은 경제 좌파라고도 할 수 있죠. 정부의 역할을 강조합니다.  반면 시카고 학파는 자유시장을 신봉하며 시장이 흘러가는 대로 놔두라고 주장하죠.  하지만 시장의 실패도 존재하고, 또한 정부의 실패 역시 부정할 수 없습니다.  시카고 학파와 케인지언 모두 논리적으로는 탄탄하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그 논리의 근거들이 실제 현실과 가까운가 입니다.  낙수효과는 수십년간의 연구들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입증되고 있지 않다는 점...은 충격이었습니다.  매일경제에도 심심치 않게 사설에서 주장의 근거로 등장하거든요.  주류는 시카고 학파이지만 케인지언이 학문적으로 더 탄탄하다고 생각합니다.(왜 시카고 학파가 주류가 됬느냐? 이건 권력가진 계층이 시카고 학파를 더 선호한다고 생각합니다...)


  경제학의 한줄기를 이해하고 싶은 단 한권의 책을 추천하라면 "불평등의 대가"를 추천합니다.  저자가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저명한 경제학자이면서- 내용이 너무 어렵게 쓰여지지도 않았습니다.  그 동안 궁금했던 것들에 시원히 결론을 내려주더군요^^ 개인적으로 당분간은 케인지언을 설명하는 책은 안 읽어도 되겠다 싶습니다.  나뚜루의 녹차아이스크림이 최고라는 확신이 있다면, 배스킨라빈스나 띠아모에 녹차아이스크림 먹으러 갈 필요는 없지 않겠습니까.




불평등의 대가

저자
조지프 스티글리츠 지음
출판사
열린책들 | 2013-05-30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왜 부자는 갈수록 부자가 되고, 가난한 사람은 갈수록 가난해지는...
가격비교



"휴가가서 읽을 단 한권의 책" - 안철수


노숙투쟁 중인 김한길씨가 천막에서 읽고 있든 두 책 중 한권


Posted by JsPark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