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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9.02 미생 윤태호, 그의 삶의 동력.
특별한 이야기2013. 9. 2. 17:30


"미생"은 평범한 회사원의 이야기를 잔잔하게 펼치는 작품입니다.  자극적인 맛이 없는 데도 불구하고 이 웹툰은 대히트를 기록했습니다. 회사 이야기 어찌 그리 디테일한지 읽는 동안 제가 회사원이 된 기분이었죠...감정이입도 하고..공감력 최고였던 웹툰이었습니다(이


제 시즌1 끝났습니다).  미생의 작가 윤태호의 인터뷰를 읽어보니 그가 작품을 완성하기 위한 마음의 동력에 관해서 얘기하더군요.  인생의 추동력은 무엇이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복수? 분노? 열등감? 위로? 오기? 아가페?  이성만 가지고는 황소같은 열정이 샘솟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생각할 부분이 많은 것 같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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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은 나를 위로하기 위한 작품 

 

<미생>은 그동안의 웹툰과는 확연히 다른 점이 있다. 격동적인 스토리 라인도 없고 눈길을 끄는 특이한 주인공도 없다. 내 주변의 흔한 사람들, 내 주변에서 흔히 일어나는 상황이 묘사돼 있을 뿐이다. 배경도 너무나 평범한 '회사'다.

그런데도 단행본이 30만 부가 팔릴 만큼 인기를 끌었다. 또 하나 놀라운 점은 <미생>을 그린 윤태호 작가가 기업 내 진급체계가 어떻게 되는지도 모를 정도로 회사 생활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라는 점이다. 그럼에도 그 모든 걸 표현하는 힘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 <오마이뉴스> 팟캐스트 방송 <이슈 털어주는 남자>(이털남)에서 그를 만나보았다.

 

분노와 열등감, 만화로 표출하다


모든 작품은 작가의 시선과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한다. 윤태호 작가에겐 '분노와 불만'이 작품의 원동력이었다. 어려서부터 겪었던 박탈감과 불만이 성인이 된 이후에도 해소되지 않으면서 끊임없는 내부적 갈등을 겪었다고 했다. "어린선이라는 피부병 때문에 자격지심이 늘 있었다"고 고백한 그는 "집안도 넉넉지 못해 자라면서 겼었던 박탈의 경험이나 빈곤의 기억이 많이 남아있다"라고 밝혔다.

윤 작가의 초기 작품은 내부적으로 형성된 시선이 피사체에 투영된 작품이었다. 사회에서 일어나는 많은 사건사고들이 어떠한 책임을 지는 사람도 없이 토픽처럼 흘러가는 것에 분노를 느낀 그는 <야후>라는 작품을 쓰며 삼풍백화점 붕괴사고와 같은 한국의 거대한 사건들을 겪은 주인공이 구출자를 중계 방송하듯이 보도하는 대한민국 현실 속에서 어떤 분노를 느끼고 무너지는지 담아냈다.

그러나 사회와 환경에 대한 분노와 동시에 자신에 대한 혐오감 속에서도 괴로워했다고 윤 작가는 회고했다. 어릴 적부터 늘 '열등감'을 갖고 살았다던 그는 스스로 열등감을 만들어내는 자신을 파헤치기 시작했다. 그는 "왜 나는 '열등감'이란 자석을 갖고 있는 사람인가, 이런 질문을 하면서 내 안의 메카니즘을 파헤치기 시작했다"며 "물론 사회에 대한 분노도 있었지만 어떤 부분은 나를 보호하기 위해 사회로 분노를 돌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미생>은 자신 내부에 있는 분노와 열등감으로 뭉쳐진 마이너스적인 에너지를 파헤치고 고민하며 긍정적으로 변환하는 과정이었다. 그 전까지의 작품이 분노를 표출하는 작품이었다면 이제는 스스로를 위로하고 힘이 되는 작품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윤 작가는 이를 '정신적인 회복'이라며 "스스로의 어떤 면을 회복시켜 건강하게 만들지 않으면 사회 현상에 대해 정면으로 응시할 수 있는 체력 자체가 없어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미생>, 회사원의 희로애락을 담아내다

회사원들의 폭발적인 공감을 얻은 작품 <미생>은 3년의 준비과정과 1년 7개월의 작품 활동을 거친 산물이다. 특히 미생이 큰 인기를 끌었던 것은 회사 내에서 미묘하게 얽혀있는 관계 그리고 거대한 톱니바퀴의 부속물이 되면서 느끼는 회사원들의 고민과 애환을 섬세하게 그려냈다는 점이다. 윤태호 작가 역시 눈에 띄지 않는 체제 내에서의 고민들을 묘사하고 증명하는 것에 주력했다고 밝혔다.

회사원을 취재하는 것은 이를 담아내는 데 필수적이었다. 기업체의 취재 의뢰를 모두 거절당해 <미생> 6회가 돼서야 첫 취재를 할 수 있었다는 그는 여러 회사원들을 관통하는 것을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 한다는 것'이라고 꼽았다. 즉,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본인도 피해를 받지 않도록 내적 규칙을 정해놓고 그 안에서 자기 만족도를 추구하는 소시민적인 삶'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주로 회사원을 대상으로 특강을 나갈 때면 회사원이라는 동력을 자신의 꿈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해 말한다고 했다.

"흔히 창작자를 두고 자기 꿈을 이루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데 사실이 아니다. 만화가라는 직업을 통해 얻고자 하는 나의 모습이 있는 것이지 만화 자체가 내 꿈의 목적이 될 수 없다. 회사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회사원 자체를 꿈꾸는 사람은 누구도 없지만 내 꿈을 이루기 위해 회사원이라는 어떤 동력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자신이 본 세상을 만화로 묘사하고 사람들의 공감을 통해 증명하는 것, 윤태호 작가는 앞으로도 만화로 자신이 목격하고 느낀 세상을 증명받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자신의 독자층과 함께 나이를 먹으며 본 세상을 표현하고 싶다고 밝혔다.

"20대 후반에서 50대가 내 만화의 주 독자층이다. 이 분들과 같이 쭉 늙어갔으면 좋겠다. 보통 만화는 독자대상층이 어려 작가가 나이를 먹는 것이 큰 패널티가 되는데, 늙어가는 우리 세대도 만화에서 이렇게 증명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작품들을 쓰고 싶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901415

Posted by JsPark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