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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10.26 손이 떨려요
  2. 2016.03.22 기억을 못하는 그녀에게...무슨일이 생긴걸까?
의료2016. 10. 26. 13:23



"선생님 손이 자꾸 떨려요. 제가 건강상 큰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요?"

 

50세 여성 이모씨. 아담한 키에 멋쟁이 모자를 하고 중년 여성이 들어왔다. 작년 부터 자꾸 손이 떨린다고 하여 내원하였다. 최근 들어 부쩍 심해진 것 같다고 한다. 약간 피곤해 보였다.

 

"가족 중에 이렇게 떨림 증상 있던 분이 있나요?"

 

"저희 아버지가 손이 자꾸 떨렸었어요"

 

"최근에 잠은 잘 주무셨어요? 스트레스는 없었나요?"

 

"남편이 최근에 실직해서...그거하고 관련된 문제로 스트레스가 좀 있었어요...잠도 평상시보다는 잘 못잤죠ㅜㅜ"

 

"혹시 손 떨리기 전에 약을 새로 드시거나 한 건 없으신가요?"

 

"작년에 갑상선암 있다고 해서 갑상선 수술 받았는데요...그 이후로 갑상선 약 먹고 있어요"

 

두손을 깍지 낀 상태로 책상위에 손을 모으고 있었다. 떨림이 조금 느껴졌다.  무릎 위에 가지런히 손을 모으게 했다.

 

떨림이 심하지 않았다.

 

떨림은 자세 및 행동에 따라 유형을 분류할 수 있다. 특정 유형의 경우 특정 질병에 특징적이다.(특!특!특!)  예를 들면, 내가 위에서 해보게 했던 것은 안정 떨림(Resting tremor)를 보는 신체적 진찰에 해당한다. 여기서 떨림이 심해진다면 파킨슨 증후군을 의심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심하지 않았다...

 

"손을 앞으로 나란히 해보세요"

 

앞으로 나란히 한 손에서는 아까보다 심하게 떨림이 느껴졌다.  '양쪽 다' 떨림이 심하다는 사실도 포인트 중 하나이다.  이는 체위성 떨림을 보기 위한 것으로, 본태성 떨림, 생리적 떨림, 약물에 의한 떨림, 소뇌성 떨림 등을 의심 할 수 있다.  특정 질환을 의심하기 보다는 안정떨림과 함께 검사하여 파킨슨 증후군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잇는 검사이다. 파킨슨은 특히 초반에는 한쪽에만 오기 때문에.

 

"환자분 손가락을 제 손가락에 댔다가, 코에 댔다가 해보세요"

 

움직일 때 떨림이 증가했으나, 내 손가락 끝이나 코에 대면서 심해지는 건 아니었다.

 

이는 소뇌 이상을 보기위한 신경학적 검사의 하나로, 손가락으로 오면서 떨림이 심해진다면 의도성 떨림에 해당되며 소뇌쪽 암, 소뇌 뇌경색 등 소뇌 질환을 의심할 수 있다(소!소!소!) 하지만 떨림이 움직일 때 심해지긴 하나 시작 부터 끝까지 심하다면 이는 운동성 떨림으로 분류해야 한다. 소뇌성 질환도 시사하지만 본태성, 약물 등도 의심해야 한다.

 

환자의 병력에서 얻을 수 있었던 임상적 증거(클루)로는

 

갑상선 질환 병력 + 갑상선 호르몬제 -> 약물 유발성 떨림

 

아버지가 떨림이 있었다 -> 본태성 떨림

 

스트레스가 있었다 -> 생리적 떨림

 

증상 및 신체검진에서 얻을 수 있었던 임상적 클루는

 

파킨슨병 보다는 약물유발성, 본태성, 생리적, 소뇌성 떨림을 시사한다.


아마도 이 환자분은 약물성 떨림이 갑상선 호르몬제를 먹으면서 시작되었고, 이후 최근 스트레스에 의해서 생리적 떨림이 겹쳐서 심해졌을 것이다...혹은 본태성 떨림이라는 질환이 지금와서 발병되고 있을 수도 있다. 딱 하나 소뇌성 떨림이 걸리는데, 뇌종양 초기 증상 혹은 뇌졸증을 감별해야 할 필요성도 있다. 하지만 떨림 말고는 신경학적 증상 및 신체검진상 특이점이 없었다...


"증상 심해진 지 얼마나 되셨나요?"


"2주 정도 됬어요..."


*Red flag sign*


수분- 수시간 내 갑작스런 발생, 특히 편측성, 빠른 악화경과(수일 - 수주), 50세 이전에 시작, 신경학적 이상 동반


위와 같은 증상이 있을 경우 뇌병변에 의해서 떨림이 발생했을 수 있으므로 영상의학적 검사 등을 위해 큰 병원에 가 보는 것이 맞다. 2주 정도 안에 심해진 증상 호소하므로, 혹시 모르는 뇌경색, 뇌암 가능성 때문에 큰 병원에 가시라고 보내드렸다. 반대로 말하면 위에 해당 되지 않은 경우는 베타차단제 등 1차의료 기관에서 약물치료를 해도 충분히 조절될 수 있을 것이다.




Posted by JsPark21
의료2016. 3. 22. 22:27




42세 남모씨, 딸 하나 둔 가정주부이다. 평상시 특별한 병 없이 지내던 중, 자꾸 딸에게 '내가 왜 TV를 보고 있지?', '내가 왜 앉아있지?' 라고 수십차례 반복하여 물어보는 증상으로 응급실에 내원하였다. 기억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수분 밖에 되지 않아 생긴 증상이다. 마치 고장난 기계처럼...남편과 딸은 너무 놀란 나머지 울고 있었다. 정작 본인은 태연하다...


'이전에도 이런 적이 있었나요?'

'아니요, 이번이 처음이에요...'


'환자분, 어제 저녁에 먹은 거 기억나요?'

'아뇨...'


'오늘이 몇년 몇월 몇일이죠?'

'2016년...까지는 기억나는데 나머지는 잘 기억 안나요'


응급실은 응급한 질환을 위주로 가능성 있는 질환을 하나씩 지워나가야 된다. 흔하고 가장 응급한 질환이 '뇌졸증'이다. 하지만 뇌졸증을 시사하는 느껴 보지 못한 강도의 두통, 감각이상, 한쪽으로 힘빠지는 운동계 이상, 말이 어눌함 등의 증상은 없다.


패닉에 빠진 가족들을 뒤로 하고, 검사들을 진행했다...뇌 신체검사에서는 정상이었다. 오로지 '기억'이 잘 되지 않는 증상만 있다.


기억을 잘 못하지 않는 증상(기억상실)은 크게 두가지로 나눌 수 있다. 전향성 기억상실, 뇌의 병변이 발생한 이후의 일을 기억 못하고, 그 이전의 일은 정확하게 기억하는 증상과- 후향성 기억상실, 뇌의 병변이 발생한 시기 이전의 기억을 하지 못하는 증상으로 나눌 수 있다. 환자의 경우 증상 발현 이후 자기가 뭘했는지를 기억하지 못하고 계속적으로 가족원에게 자기가 뭘했는지를 물어보고 있다. 따라서 전향성 기억상실에 해당한다.  거기에 올해가 몇월인지를 기억하지 못하므로 짧은 기간의 후향성 기억상실 역시 보이고 있다.  마치 술취한 사람이 한얘기 하듯 또 하는 것처럼.


다친 적도 없고, 이전에 이런 적이 단한번도 없고, 뇌 CT상은 정상이었다. 술을 자주 마시는 사람들의 경우 코사코프 증후군이라고, 단기기억을 장기기억으로 바꾸는 기관인 해마가 서서히 데미지를 입어서 기억이 잘 되지 않는 증상을 보이는 질환이 있으나- 환자의 경우는 술을 마시지도 않는다...얌전한 주부란 말이다! 그렇다면 흔하지 않은 질환들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TGA"(Transient Global Amnesia_일과성 전체건망증) 

수시간 이내의 전향성 기억상실 증상을 보이며, 기억 상실 말고는 다른 신경학적 증상이 전혀 없다. 오로지 이것만 보이는 경우 진단 내릴 수 있다. 아주 짧은 시간동안(5-10분 미만)을 기억할 수 있지만, 그 이상은 무리인 질환이다. 그래서 자꾸 내가 뭘 하고 있었는지 주변에 물어보게 된다.


MRI, CT를 찍는 이유는 이를 일으키는 다른 질환이 있나 보기 위해서지, TGA 에 특징적인 영상의학적인 소견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정상에서 다양한 소견이 혼재한다고 한다.


 보통 일생에 한번 정도만 생기는 경우가 많지만, 간혹 여러번 오기도 한다. 신경과 의사가 진찰하고, 안심시키고 집으로 보내드렸다. 가까운 시일 내에 신경과 외래 약속 잡고....얼마나 놀랐을까. 멀쩡하던 분이 갑자기 메멘토 주인공이 되어버렸으니...다행히 후유증이 남지 않는 다고 알려져 있다.

Posted by JsPark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