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2013. 6. 19. 08:58





 '스마트 프라이싱' 이라는 책을 보면, 서비스를 제공할 때의 가격정책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다.  전통적인 가격결정 방법은 이 비용에 얼마를 추가할 것인지를 정해서 가격을 책정하거나- 주변의 눈치를 보아 비슷하게 책정하는 방법을 써왔다.  하지만 저자는 무료로 제공하기, 소비자군에 따라 다른 가격 적용하기 등의 다채로운 가격 결정방법이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 중 의료서비스에서도 적용할 만한 아이디어가 하나 있었다. 치료효과가 있는 경우에만 환자가 의료기관에 돈을 지불하는 방법이다.  


제공한 의료서비스가 아니라 결과의 유무로 환자가 의사에게 돈을 지불하는 이 방법은 상당히 멋진 아이디어로 보인다. 때때로 환자도, 의사도 나아가 국가도 윈윈(win-win)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가지 사례를 들어보자.


'벨케이드'(Velcade)라는 매우 비싼 항암제가 있다. 새로나온 항암제는 치료효과가 불확실해서,  이것저것 다 해본 암환자에게 시도하게 된다. 말기 암환자에게는 일종의 도박과 비슷하다.  나을 가능성이 비록 적지만 있다. 하지만 실패확률도 높고 부작용도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그리고 매우 비싸다는 점...이 때문에 벨케이드는 환자들의 거부율이 높았다. '그럴 바에야 차라리...'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벨케이드를 만든 제약회사 얀센은 그래서 항암효과가 있는 경우에만 환자에게 치료비를 받는 새로운 가격 책정법을 시도하게 된다.  이 후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환자들이 벨케이드 투약을 허락하는 경우가 높아졌고, 제약회사는 이윤을 창출할 수 있었다.


위 사례를 자세히 살펴보면- 효과가 있는 경우에만 지불하는 방법이 어떤 때 유용한지를 알 수 있다.  벨케이드의 경우 약 한 단위를 생산하는데 드는 비용이 높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약의 가격이 약 3000달러로 매우 비쌌던 이유는 개발하는데 드는 비용이 매우 높았기 때문이다.  신약의 경우 10년 정도의 개발기간이 들고 여러 임상시험들을 거쳐야 한다.  이 말을 곱씹어보면, 생각보다 항암제 이용이 높지 않은 경우에 약을 좀 더 싸게 팔더라도 시장의 크기를 늘리는 방법이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벨케이드에 효과가 있는 경우는 약 25%라고 하자. 만약 기존 가격에 기대했던 이용환자 수보다 가격을 낮춰서 환자 수가 4배 이상 증가하게 되면 제약회사는 원래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이득을 거둘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전략은 결과가 입증가능해야 한다.  벨케이드의 경우 혈액암의 치료에 쓰이므로 정상 적혈구 수의 측정 등으로 치료효과를 판정할 수 있다. 또한 이 전략이 만에 하나 실패하더라도 판매자에게 지나치게 큰 위험이 되지 말아야 한다. 또한 소비자, 생산자 모두에게 이익이어야 한다. 이런 조건들을 충족할 경우에 '효과있을 때만 돈을 지불하는 방법'이 사용되어야 할 것이다.



Posted by JsPark21